2011.5.26 목요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1515-1595) 기념일
사도15,11-27 요한15,9-11
"내리사랑"
수도원 경내를 가득 채운 그윽한 꽃향기를 숨 쉬며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향기 따라 찾아갔더니 이팝나무와 아카시아 꽃이었듯이,
사랑의 향기 따라 찾아가면 하느님이 계십니다.
하느님의 꽃에서 부단히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사랑의 향기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향기를 숨 쉬며,
하느님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오늘은 ‘내리사랑’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예수님의 사랑은 바로 하느님의 내리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그 한량없이 깊고 넓은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이시고
바로 이 사랑 안에 젖어
사랑을 숨쉬며,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이 사랑 안에 머물 때 마르지 않는, 지칠 줄 모르는 사랑입니다.
바로 이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살 때 성공적인 관상 정주 생활입니다.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주님이 우리를 사랑 하였듯이
이 주님의 내리사랑으로 서로 사랑할 때 비로소
주님 사랑 안에 머물게 됩니다.
부족하고 약하여 상처 받기 쉬운 우리의 사랑이요,
이기적이고 편협한, 변질되기 쉬운 우리의 사랑입니다.
부단히 주님 사랑에 의해 정화되고 성화되어 업그레이드되어야 하는,
평생 작업해야 할 우리의 사랑입니다.
이런 내적으로 깊어지고 넓어지는 사랑의 성장을
분도 규칙은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니…’라고 묘사합니다.
평화로운 웃음에 이자처럼 따라 붙는 행복이듯이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살 때,
사랑에 이자처럼 따라 붙는 주님의 선물인 기쁨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살 때 샘솟는 기쁨에 충만한 기쁨의 삶이요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기도 합니다.
이런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살 때 올바른 분별의 지혜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넉넉하고 너그러운 사랑이요,
불필요한 멍에를 치워버리고 짐을 가볍게 해 줌으로
서로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입니다.
바로 사도행전의 베드로와 야고보 사도의 분별의 지혜가 이를 입증합니다.
교회지도자들의 꼭 갖춰야 할 덕목은
바로 사랑에서 나온 분별의 지혜입니다.
분별의 지혜가 가득 담긴 베드로의 웅변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그들에게도 성령을 주시어 그들을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믿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정화하시어,
우리와 그들 사이에 아무런 차별도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은 왜 조상들도 우리도 감당할 수 없던 멍에를
형제들의 목에 씌워 하느님을 시험하시는 것입니까?
우리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는 다고 믿습니다.”
율법의 행위가 아닌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 받음을 천명하는 베드로입니다.
온 회중은
베드로의 진정성 가득 담긴 지혜로운 설교에 압도되어 잠잠했다 합니다.
이어 야고보 사도 역시
‘하느님께 돌아 선 이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고
최소한도 몇 가지의 율법을 지키도록 하라고 해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합니다.
주님은 당신 사랑 안에 머물러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의 온갖 멍에를 치워주시고 짐을 덜어 주시어
서로 사랑하며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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