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8일 화요일[(녹) 연중 제9주간 화요일]
천주의 성 요한 수도자 기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복음>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3-17
그때에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은 13 예수님께 말로 올무를 씌우려고,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을 보냈다. 14 그들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진실하시고 아무도 꺼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과연 스승님은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 15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위선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 다오.” 16 그들이 그것을 가져오자 예수님께서,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이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그들은 예수님께 매우 감탄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이 헤로데 당원들까지 대동해서 예수님께 다가와 질문을 합니다. 언젠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자, 그때도 바리사이들이 헤로데 당원들과 함께, 어떻게 예수님을 없앨까 궁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마르 3,6 참조). 그때와 같은 무리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바리사이들이 헤로데 당원들과 함께 예수님께 올 때는 이유가 있습니다.
헤로데 당원들은 당시 세례자 요한을 죽인 헤로데 안티파스 임금의 측근들로, 로마 식민 정권에 아부하며 권세를 누리던 헤로데의 협조자들입니다. 당시에 갈릴래아의 ‘유다’라는 사람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로마 황제에게 바치는 납세 거부 운동을 벌인 뒤, 납세 문제는 유다인들 사이에 갈등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납세를 열렬히 추종하는 헤로데 당원이 있었는가 하면, 반대로 하느님의 백성이 이국인들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을 거부한 열혈 당원들도 있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속으로는 열혈 당원과 같은 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폭력적 저항을 피한다는 구실로 애매한 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렇게 민감한 문제에 대하여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온갖 칭송을 하며, 로마 황제에게 바치는 납세 문제를 질문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간악한지요? 더구나 그들이 헤로데 당원들을 데리고 온 이유는, 예수님을 헤로데에게 직접 고발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양쪽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올가미에 걸리고 말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또 한 번 지혜로운 대답을 하십니다. 황제가 우상으로 그려진 화폐는 황제에게 바치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바치라는 것입니다. 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이제 자신이 황제에게 속할 수도, 하느님께 속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로 이야기하면, 돈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속의 편’도 되고, ‘하느님의 편’도 된다는 뜻입니다.
묵상 글;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서울대교구 제기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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