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9일 우유부단
2009년8월29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복음 일부생략)
그때에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오늘의 묵상
그토록 지리했던 장마도 물러가고
찌는 듯한 무더위도 서서히 꼬리를 내리며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는 계절을 느끼며
벌써 8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형 선고를 받으시고서도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다.
변명도 비난도 없이 그저 담담히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세상의
모든 억울한 죽음과 함께하셨던 것입니다.
억울함을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참을 수밖에 없는 억울함, 참지 않고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는 그러한 억울함을 당했을 때
무엇을 생각하였습니까? 복수였습니까? 용서였습니까?
아니면 망각이었습니까? 주님께서는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신 채 묵묵히 받아들이시며
당신의 길을 가셨습니다. 억울함도 자신의 몫으로 주어진
십자가라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도 억울한 죽음입니다.
그토록 의로웠던 분이 한 소녀의 춤 값으로 희생되셨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죽음입니다.
그러나 그 역시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이스라엘의 회개를 위한 희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어떠한 억울함도 희생으로 받아들이며
승화시켜야 한다는 무언의 가르침입니다.
유재훈 신부-
헤로데 안에서 제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헤로데는 바른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세례자 요한을 옥에 가두지만 죽이지는 않습니다.
헤로데는 자신의 잘못을 꾸짖는 요한의 말을 듣기
싫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의 말을 따릅니다.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는 것이 몹시 괴로웠지만
사람들이 보는 앞이어서 소녀의 청을 들어줍니다.
세례자 요한이 수난을 당하게 된 이유는 헤로데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입니다.
그처럼 우유부단한 성격이 하느님의 일을 망칠 수 있습니다.
우유부단함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아니, 자신을 하느님께 온전히 내어맡기는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든든한 후원자를 만드십시오.
우리에겐 든든한 후원자 하느님이 계십니다.
하느님을 후원자로 둔 우리는 행복합니다.
비록 내가 재능과 능력이 부족하지만 하느님을
믿고 일을 시작하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실수나 실패를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일으켜
주실 것이니 걱정이 없고, 과거의 향수에
파묻혀 현재를 도피하지 않고 기쁘게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혹시 저처럼 우유부단하신 분들,
든든한 후원자 하느님을 마음에 모시면 어떨까요
선교사랑방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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