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차동엽신부님을 재작년 저희 본당 사순특강에서 처음 뵈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십자가 오른쪽 강도에 대해 강의하시는 것을 3분 정도 뵈었을 뿐, 차동엽 신부님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있던 때였습니다.
저희 본당은 차신부님 계신 곳에서 차로 7시간 넘게 달려야하는 먼 곳입니다.
그런데도 먼 길을 마다 않고 오셔서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 반까지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차동엽신부님께서 중국선교에 대한 꿈을 말씀하시면서 한참을 울먹이시느라 말씀을 못 이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묵상을 할 때면 그 사랑이 얼마나 간절한지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건강이 좋지 않아도 먼 곳까지 강의를 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라고 말씀하시다가 꽤 오랫동안 눈물을 글썽이셨습니다.
저도 마침 하느님 사랑에 취해있을 때라서 그 순간 같이 울었습니다. (그때부터 차동엽신부님의 왕팬이 될 수 밖에 없었겠지요? ㅎㅎ)
얼마 전에 제가 사랑하는 자매님이 책을 읽다가 차동엽신부님 생각이 났다면서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차신부님의 강의 들을 때의 감동이 되살아나서 다시 눈물이 났습니다. 아래 옮깁니다.
기도하면서 눈물이 나는 것은
예수님께서 꼬옥 안아주시고 쓰다듬어주시면서 위로하고 힘을 주시기 때문이라지요.
제 62장 포옹을 받은 순간
1995년 2월 25일 메시지
오늘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이 자리를 통하여 나는 너희가 나의 메시지를 전하는 선교사들이 되라고 당부한다.
하느님께서는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머물러 있도록 허락하여 주셨단다. 그러니 어린 자녀들아. 내가 주는 메시지를 사랑으로 실천하고 그것을 온 세상에 전하여 증오로 가득 차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이 강물처럼 흘러들도록 하라고 청한다.
어린 자녀들아. 사람들 각자의 마음이 구원의 빛과 길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너희는 평화가 없는 곳에 평화가 되어주고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지금은 오후 4시, 나는 미국인 친구가 노틀담 대학 근처에 있는 자기 집에 마련해 준 침실에서 방안을 이리저리 걷고 있다. 몇 시간 동안이나 중이를 놓고 앉아 머리를 짜 보았지만 결국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다시 일어서곤 했다. 내 머리는 텅 비었고 기도도 안 되고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게 되어 절망에 빠진 나는 성모님 생각을 하며 같은 말만 되뇌고 있었다. “그래, 성모님께서는 나를 버리신 적이 없어... 정말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 내일도 나를 버리시지는 않을 거야...”
내일 나는 5000명의 청중 앞에서 기도에 관하여 강연을 하게 되어 있다. 내 이름은 아미 프로그램에 나와 있고 사람들은 나를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할 터인데... 지금 내 형편이 엉망인 것들 그들이 알기라도 한다면! 그리고 주님께서는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고 또 영적으로 무감각하도록 해주셨지만 이 상태는 지나가 버릴 것이라는 것도 나는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태로 내일 강단에 선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제 곧 저녁 식사시간이 되고 밤이 깊어갈 터인데 아직도 말할 것이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나의 친구 데니스가 흥분되어 뛰어 들어왔다. “수녀님, 기도에 관한 아주 멋진 메시지를 하나 찾았습니다! 성모님의 마음을 아주 잘 전달하고 있으니 이를 내일 인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문제는 인용할 말씀이 없어서가 아니다. 인용할 말씀이라면 데니스가 이미 내게 준 것만 해도 여남은 개나 되는데 줄 때마다 먼저 것보다 더 좋았다. 문제는 이야기 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요점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침상에 들었지만 밤새도록 걱정하면서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아침 9시, 나는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를 바친 다음 9시 30분에 강연을 시작하게 되어 있었으나 내 마음은 여전히 사막처럼 메마르고 시베리아 벌판처럼 춥고 건조했다. 한번만 더 하느님과의 담판을 시도해 보았다. “하느님, 도와주시지 않으면 여기에 모인 배고픈 5,000 명은 다 굶어 죽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당신의 자녀들입니다! 그러니 저를 성령으로 충만하게 해 주시면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위로를 받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겁을 먹고 있었지만 그래도 하느님께서는 내 부탁을 거절하시지 않을 것을 믿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다. 미국사람들의 취향대로 나를 하늘까지 높이 올리는 듯 칭찬하는 소개를 받았다. 나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걸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보내주고 있는 청중들을 보니 내 마음은 뭉클하도록 감동되었다. 나는 성모님께서 내 손을 잡아 주실 것을 굳게 믿으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말은 어렵지 않게 나왔고 20분 정도가 지난 후 나는 기도의 첫 단계를 좀 더 잘 설명하기 위해 내가 회개하기 전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청중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나이 25살에 예수님의 “나를 따르라.”는 부르심을 받은 이야기를 하는데 다시금 예전의 그 첫사랑이 기억나면서 내 마음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목이 메어 더 이상 한 마디도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눈에서는 눈물이 마구 흘렀다. 그분에 대한 사랑의 눈물이었다. 그러나 그 눈물은 계속 해야 할 나의 말을 가로막고 말았다.
예기치 못한 침묵이 얼마간 흘렀다. 그리고 이 침묵은 무엇보다도 5,000명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다. 쥐 죽은 듯이 고요한 이 시간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우리 하느님께서 시간을 멈추게 하시고 직접 청중 사이를 오가시며 그분의 흘러넘치는 사랑을 부어주고 계신다는 것을.... 나는 무�을 꿇고 그분께 영광을 돌리고 싶었다. 그렇기만 기쁨의 물결이 어찌나 거세었던지 나는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었기 때문에 균형을 잃지 않도록 강연대를 붙들고 있어야 했다.
차츰 숨을 돌이킨 나는 겨우 몇 마디를 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나는 기도에 관한 말머리를 되찾아 강연을 겨우 끝낼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나자 사람들이 달려와 내 이야기 중에서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던 때가 가장 좋았다고 했다.!
잠시 후 나 자신을 추스르려고 군중을 피하여 혼자 있는 사이에 어떤 독일 부인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녀는 요란한 제스처로 내게 말했다. “당신을 몹시 뵙고 싶어서 꼭 만나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었지요.! 전해 드려야 할 말씀이 있거든요?” 그녀가 말하기를 자기도 이 모임에 참석하여 조용히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나에게로 오시더니 두 팔로 나를 감싸 안으셨다고 하였다.
그분께서 나를 안고 계시는 동안 내가 말을 이어가지 못하더라고 했다. 그리고는 그분께서 십자가를 내게 보이시며 내게 몇 마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 부인을 나는 자세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환시를 보았다는 말에 대해서는 거의 믿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가 그 이전에 하느님께서 내게 보여주신 것을 확인해 주는 경우는 예외이지만 그래서 나는 이번에도 그녀의 이야기를 말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내게 하셨다는 말을 그녀가 전해주었을 때 나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한마디 한 마디는 예수님께서 지난 3주간 계속 내 마음에 들려주시던 말씀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기도를 하려고 할 때나 묵상을 하려 할 때 마치 커다란 파도가 규칙적으로 밀려오듯이 내 머리 속으로 그 말씀이 밀려왔던 것이다.
“정말로 예수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말이지요?”
“예,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정말 행복해 보이셨어요.”
그녀가 전해 준 예수님의 그 말씀은 지난 3주간 내게 들려주시던 그 말씀과 똑같았고 또 내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던 것을 아무하고도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녀가 환시에서 보았다는 것을 믿고 싶었다.
그 날 저녁, 드디어 내가 혼자 성체조배를 하고 있을 때 나는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고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제발 부탁입니다. 이제 사람들 앞에서는 그러시지 말아주세요! 포옹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합니다만, 때와 장소를 가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께서 원하시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으시고 무엇이라도 하신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
「메주고리예의 기적 성심의 승리」 ( 임마누엘 수녀 씀, 엠미르 출판사)에서 옮겼습니다.
'밭에 묻힌 보물 > 책에서 옮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이사 피카레타 (0) | 2008.08.29 |
---|---|
나는 무릎을 꿇을 수가 없었다! (0) | 2008.08.29 |
거룩한 미사성제 - 카달리나 (0) | 2008.08.28 |
십자가에 대해 -성심의메시지에서-요세파수녀님 (0) | 2008.08.28 |
하느님의 사람「피에트렐치나의 비오 신부」 (0) | 2008.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