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끝〉 성모 발현 성지 ‘루르드’
“불치병 치유 효과” 풍문에 침수 순례객들 발길 쇄도
“눈에 보이는 기적보다는 내면으로 치유받고 복귀”
관련이슈 : 가톨릭 영성 순례
프랑스 남부 가톨릭 성지(聖地)인 성모 발현(發顯)의 마을 루르드(Lourdes). 이곳 침수처에서 침수를 마친 이들의 유쾌한 음성들이 들렸다. 욕조에 입수하기 전의 설렘과 두려움은 상하의를 탈의한 채 서로를 마주보는 침수 대기자들의 멋쩍은 모습으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찬물에 침수한 결과는 단순명료했다. “쿨(cool), 시원하다.”
성모 발현 이후 유명해진 프랑스 루르드 동굴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순례객들. |
이런 행위의 기원을 따라가면 베르나데트 수비루가 성모 마리아를 접한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한국인 순례자들을 위해 지난 8월부터 성지 가이드를 맡은 예수성심시녀회의 이 마리스텔라(45) 수녀의 안내로 베르나데트 박물관을 둘러봤다. 곳곳에 즐비한 성화와 사진, 자료들이 성모 발현의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기적을 체험했다고 하기에, 불치병이 낫는다는 영험한 효과가 있다기에”라는 풍문에 귀가 솔깃한 순례객들이다. 그렇다면 순례객들은 성모 마리아를 ‘치유의 여신’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에 대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이정주 신부는 “가톨릭은 성모 마리아를 성인(聖人)을 공경하는 ‘공경지례’보다 높은 ‘상경지례’로, 신앙의 전구자로서 받드는 것이지 신앙의 대상은 아니다”고 했다. 실제로 과거에는 성모 발현 동굴 위에는 목발이 무수히 많이 쌓여 있었다고 한다. 치유의 징표로서 말이다. 성모 발현 이후 루르드에서는 7000여건의 기적의 치유 사례가 보고됐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가 공식인정한 기적은 모두 67건에 불과하다.
루르드 성지 내 광장에 세워진 한국어 ‘주님의 기도’ |
오늘도, 내일도 순례객들은 루르드를 찾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기적을 증명하지 못한다 해도 내면으로 치유받아 돌아간다”고.
루르드(프랑스)=글·사진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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