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20대 후반의 미혼 남성입니다. 최근에 직장생활과 친구들과의 관계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성당에 나가는 것도 점점 싫어지고 신앙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상담을 받고 싶은데 부모님과 주변에서는 신부님들께 도움을 청해보라고 하십니다.
신부님들은 모두 상담공부를 따로 하시나요? 또 일반 상담소에서 하는 상담과 다른 것이 있나요?
대답입니다
심리학과 신앙의 관계
형제님의 질문에 조금 긴 답변이 필요할 것 같아 두 번으로 나누어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부분은 좋은 ‘상담자’를 정하는 것과 심리학과 신앙의 관계에 대해서, 다음시간에는 일반 상담과 구별되는 그리스도교 상담의 몇 가지 특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과거에는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성직자나 수도자들을 찾는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가 등을 찾는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각 영역의 전문화가 이루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는 어떤 부분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것입니다. 마음은 간절해도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전문성이 결여될 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또 어떤 부분에서는 학문적인 전문성만이 강조되면서 상담을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다가서지 못한 채 심리적 안정이나 건강을 위한 하나의 ‘테크닉’ 정도로 여길 수 있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심리나 정신의학에 대해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성직자나 수도자에게 상담을 청하는 까닭은 학문적인 전문성을 넘어서 사목생활에서 오는 다양한 경험과 내면의 성찰에 대한 노하우를 높이 평가하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현대에는 상담자로서 ‘일반 상담가와 성직자 가운데 누가 적당한가?’의 차원보다는 ‘전문적 지식과 더불어 자기의 내면을 돌볼 줄 아는 능력을 겸비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찾는 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특별히 상담자가 지녀야 할 자격으로 ‘인간에 대한 깊고 온전한 이해’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의 몸을 대하는 의사가 환자를 단순한 육체덩어리로 느낀다면 그 치료는 어떻게 될까요? 상담자들뿐만 아니라 우리들 모두에게도 이러한 성찰은 매우 중요한 것이고 특별히 직업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각 교구별로 그런 좋은 상담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거나 교구 자체적으로 상담소를 운영하며 상담봉사자를 양성하는 곳도 있으니 그런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심리학의 확산으로 많은 신앙인들이 책이나 강의, 또는 상담을 접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교회 안에 두 가지의 위험한 극단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심리학으로 신앙을 대체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신앙으로 심리학을 대체하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극단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제가 공부한 로마의 그레고리안 대학 심리학과의 창설배경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심리학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해 일러주는 작은 일화가 담겨 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스트레스 때문에 성당 가기 싫어요” (1)
발행일 : 2014-03-02 [제2884호, 19면]
![](http://www.catholictimes.org/uploadfile/건강한%20그리스도인%20되기(6).jpg)
김인호 신부 (대전가톨릭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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