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자유가 필요한가 *♥* -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지남 한 주간은 십자가로 느껴지시는 일이 있었나요?
그리고 그것을 기쁘게 지고자 했을 때
가볍게 느껴졌나요?
형제 자매님,
오늘은 연중13주일이면서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해서 특별히 기도하는 교황주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전례의 독서들은 부르심과 따름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어제(28일) 저는 서품 2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방학이라 신학생들도 없고 혼자 미사를 봉헌하면서
제가 부르심 느끼고 응답했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독서들을 묵상하면서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새롭게 다짐을 해봅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 제1독서는 구약의 예언자 엘리사가 부르심을 받는 장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농부로서 열심히 밭갈이를 하고 있던 엘리사는
엘리야를 통해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가족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달라고 청합니다.
허락을 받고 돌아가서는 먼저 황소를 잡아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고
쟁기를 부수어 고기를 구워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는 엘리야를 따릅니다.
농부에게 꼭 필요한 황소도 밭을 갈 쟁기도 다 없애버렸습니다.
철저하게 하느님을 따르기 위한 준비였습니다.
복음에서도 예수님께 부름 받는 몇몇 사람들의 얘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청하는
아버지의 장례나 가족들과의 작별인사도 다 만류하십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만 유대교에서도 장례를 선행의 극치로 생각했고
특히 부모상을 당했을 때는 모든 율법을 지킬 의무가 면제될 만큼
부모의 장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대목을 접하면서 어떤 분은
“예수님은 인륜도 모르시는 분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실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예수님께서 그렇게 엄하게 요구하신 이유는 그 다음에 나옵니다.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인간 세상의 일상사보다 더 고차원적인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일할 사람은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매여서는 안 된다는 예수님의 요구가 깔려있습니다.
형제 자매님,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행하시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철저하게 자유로우셨습니다.
유대교의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우셨기에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키셨고
사회관습으로부터 자유로우셨기에
제자들에게 스캔들이 되기도 하셨으며(요한 4,27절 등)
가족들로부터도 자유로우셨기에 종종 성모님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우시기를 원한 것은
아버지의 뜻을 철저하게 따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도 모두
세상 것들로부터 철저하게 해방되어 온전히 자유롭기를 원하십니다.
형제 자매님,
그런데 우리는 자주 자유와 방종을 혼돈합니다.
자유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맘대로 한다는 방종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으로부터의 자유’는 ‘~을 위한 자유’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2독서를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자유를 주시려고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자유를 여러분의 욕정을 만족시키는 기회로 삼지 마십시오.
오히려 여러분은 사랑으로 서로 종이 되십시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신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뜻은 예수님께서 새 계명이라고 말씀하셨듯이
“서로 사랑하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완전한 자유로 사랑의 종이 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의 지난 생활을 돌아보면
잘 사랑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잘 사랑하지 못한 경우에는 반드시 나를 잡아끄는 장애물이 있었을 것입니다.
즉 내가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것이 내 주인 행세를 했을 것입니다.
내가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를 붙잡는 것들
즉 나의 주인 행세를 하는 것들을 과감하게 다 잘라버려야 합니다.
내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잘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제 자매님,
이번 한 주간 동안은
아직도 나를 종으로 만드는 그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과감하게 그것을 잘라버립시다.
그래서 온전한 자유를 누리면서 하느님의 뜻 곧 사랑을 잘 실천하도록 노력합시다.
이렇게 내가 사랑의 종이 된다면
분명히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큰 행복을 안겨주실 것입니다.
세상 그 무엇도 앗아갈 수 없는 큰 행복을 말입니다.
그때 우린 더 이상 세상의 것에 미련을 두지 않게 될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말씀하십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PS. 형제 자매님,
제가 7월 3일 부터 성지순례를 다녀올 계획입니다.
그래서 두 주간 강론을 올려드리지 못할 것입니다.
기다리시거나 걱정하실까 염려되어 미리 알려드립니다.
더운 그리고 습한 장마철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
대구 가톨릭대학교 하양 신학관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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