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반영억 신부님

☆★ 맞서지 마라

김레지나 2012. 6. 22. 10:17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 마태오 5,38-42



맞서지 마라

살아가면서 이러저러한 의견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이익이 되면 좋아라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박할 생각을 하며 심지어는 골탕을 먹일 때도 있습니다. 남에게는 넉넉한 마음으로 품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음은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냉정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네가 그런 식으로 하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협박하기도 합니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유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대고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 겉옷까지 내주어라.’ 고 하십니다. 천 걸음을 걷기도 힘들거늘 이천 걸음을 걸어야 하고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말라고 하시니 그저 당하고 있으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정말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싫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하라고 하시니 이유나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당하고 있으라는 말씀이 아니라 악을 선으로 갚으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악의 고리를 끊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당신 친히 갖은 조롱과 모욕을 안고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셨으니 오늘도 여전히 그 방법이 유효합니다. 자신이 입은 상처는 상처로 되갚을 때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인내로운 사랑으로 흡수될 때 그 악은 힘을 잃게 됩니다. 우리는 악이 스스로 설 자리를 잃을 때까지 사랑으로 채워야 합니다.

혹시라도 누군가와 맞서려거든 사랑으로 맞서십시오. 주님의 사랑으로 대결하십시오. 사랑은 악을 이겨내는 능력입니다. 불의를 크게 앙갚음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겁이 나서, 마음이 약해서 피한다면, 심지어는 상대방과 같은 부류의 인간이 되기 싫어서 맞서지 않는 것은 악을 이기는 방법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 차원 높아져야 합니다. 적극적인 사랑의 행동을 통해서 악을 이겨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악에 굴복 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십시오.(로마12,21)

예수님의 십자가는 사랑의 승리입니다. 권능을 지니신 분이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시고 죽음을 감당하신 것은 사랑만이 악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깨우침을 줍니다. 어떤 상황, 처지에서도 사랑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사랑합니다. 뒤 흔들고 속상하게 만들어도 그래도 사랑합니다. “주님의 종은 다투어서는 안 됩니다. 도리어 모든 사람을 온유하게 대하고 잘 가르치고 참을성이 있어야 합니다.”(2티모2,24)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