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부활 제3주간 토요일 - 요한 6,60-69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누구를 찾아가십니까?>
우리는 요즘 누구를 찾아갑니까?
하고 있는 일들이 술술 잘 풀리면 좋겠는데, 꼬이고 꼬입니다. 인생이 괴롭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누구를 찾아갑니까? 혹시라도 이상야릇한 분위기의 철학관은 아닙니까?
사랑하는 자녀의 시험 철이 다가오면 어디를 찾아갑니까?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바위덩어리를 찾아가지는 않습니까?
승진을 앞두고, 선거철을 앞두고 어디를 찾아갑니까? 결코 기대서는 안 되며, 절대로 찾아가서는 안 될, 그리고 언젠가 허망함만을 느낄 ‘유력인사’를 찾아가는 것은 아닙니까? 그렇다면 참으로 큰 실수를 하는 것이며, 잘 못 찾아가는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는 이렇게 자문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그리고 이어서 지체하지 않고 이렇게 다짐합니다.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러한 고백 이면에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 동안 좋다는 곳, 정말 대단하다는 사람, 참 진리를 가르쳐준다는 스승, 효험이 있다는 곳... 세상 곳곳을 다 찾아다녀봤지만 모두 부질없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결국 주님만이 영원하신 분, 주님만이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 그분만이 내 존재 전체를 내어맡겨도 괜찮은 분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찾아갑니까?
그 이유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명쾌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의견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삶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삶의 진리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유한한 것, 잠시 지나가는 것,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 참 진리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무데나 찾아가서는 안 되겠지요. 그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보잘 것 없는 것들입니다. 잠시의 위로 정도겠지요. 감언이설이겠지요. 거짓된 공약이겠지요.
그들의 가르침에는 오류투성이입니다. 괜히 잘못 찾아갔다가는 패가망신입니다.
결국 우리가 찾아갈 곳은 베드로 사도의 고백처럼 주님이십니다. 그분만이 우리를 참 진리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그분만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주실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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