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8.24 화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요한 묵21,9ㄴ-14 요한1,45-51
“와서 보시오.”
성경은 하느님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하느님 없이는 그 존재를 해명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원자탄의 아버지라 일컫는 미국의 과학자 오펜하이머가
루즈벨트 대통령 추도사 중
바가바드기타를 인용한 한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인간은 믿음으로 만들어진 존재이다.
한 인간이 믿는 바가 바로 그 자신이다.”
오늘 본기도중 우리 역시 믿음의 은총을 간절히 청했습니다.
“주님, 복된 사도가 오롯한 믿음으로 성자를 따르게 하였으니,
그의 믿음을 저희 안에도 굳게 하시어,…”
하느님을 믿음으로 참 내가 된다는 것입니다.
시편저자의 다음과 같이 하느님을 고백합니다.
“내 구원은 바로 당신이시니,
당신 날개 그늘 아래 나는 마냥 좋으니이다.”
내 구원, 내 행복, 내 생명, 내 기쁨, 내 희망, 내 사랑이라
고백하는 하느님은 우리의 모두이자 우리 정체성의 열쇄입니다.
하느님 없이 나를 알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하느님을 몰랐다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새삼 주님과의 만남이 놀라운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자기가 소개하는 예수님에 반신반의하는 나타나엘게
‘와서 보시오.’ 강권하는 필립보입니다.
우리 역시 ‘와서 보라.’는 주님의 초대에 응해
주님을 만나고자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이보다 더 좋은 찬사는 있을 수 없습니다.
누구나 목표하는 바,
이런 거짓이 없는 진실한 ‘참 사람(眞人)’이 아니겠습니까?
참 사람, 나타나엘을 한 눈에 꿰뚫어 보신 주님입니다.
우리를 거울처럼 비춰주는 주님을 만나야 참 나의 발견입니다.
주님을 만날수록 정화되고 성화되어 주님을 닮은 참 나의 완성입니다.
하여 우리 삶은 주님과 만남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를 어떻게 아셨습니까?”
나타나엘의 물음에 주님의 즉각적인 대답입니다.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는,
우리보다 우리에 가까이 있으신 분,
우리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시는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자기를 발견한 나타나엘은 즉시 주님을 발견합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이십니다.”
이런 주님과의 만남이 구원체험이며
주님과의 이런 만남보다 더 큰 행복도 없습니다.
이어 주님은 나타나엘에게 더 큰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보이는 것 넘어 보이지 않는 영적현실도 체험하리라는 말씀입니다.
새삼 늘 하늘 아버지와 소통 중이셨던 주님은
하늘 향해 활짝 열린 길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에 우리가 체험하는 영적현실이요,
다음 사도 요한의 환시가 실현됨을 봅니다.
“천사는 성령에 사로잡힌 나에게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에 빛나는 새 예루살렘 공동체가
우리 안에 실현되고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 참 나를 발견하고 새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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