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 일의 생생한 체험으로 한 하느님이시고 하나의 세상이지만 개인적인 삶과 영성의 여정에서 만나는 하느님과 세상은 언제나 우리들과 일대일로 대응한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하느님이시지만 나의 존재와 영혼은 언제나 하느님 앞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홀로’ 서 있다. 세상을 돌아다니다 이제 막 내 곁에..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3.15
솟아날 구멍 사람들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아니, 차라리 ‘실수를 하기 때문에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절대자 하느님에 대비하여 우리들 인간의 부족한 한계를 좀 더 겸손하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대 로마제국 사람들은 “Errare humanum est(실수하는 것은 인간적인 것이다)라..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3.15
참새의 하루 옛날 수원의 신학원에서 살 때 일어난 일입니다. 그때 저는 혼자 지하 체육실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프리카의 어느 초원을 달리고 있을 모某 신부님이 옆 보일러실에서 용접을 하다가 말고 “운동은 그렇게 하는 게 아녜요. 운동하면 또 나 아니요. 나! 나!.” 하면서 슬쩍 ..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3.15
아이고, 내 돈 육백원 다시 새해가 밝았다. 한 해가 어찌나 금방금방 지나가는지 약간 멀미가 날 지경이다. 언제나 그렇듯 새해를 맞이하면 여러 가지 비장한 각오들이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기도 하지만, 몇 해 전부터는 새해를 맞이하는데도 일부러 요란을 떨지 않고 조용하게 맞이하려한다. 시간이 ..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2.18
안동 간고등어 열흘 동안 상하이에서 열린 지부 회의와 연 피정을 마치고 스자좡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비행기 시간이 약간 여유가 있어서 공항으로 가기 전에 한국 식품점에 잠깐 들렀다. ‘뭘 살까?’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냉동 고등어가 눈에 띄자마자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2.18
바람나는 인생, 바람나는 신앙 집 근처 골목에 시장이 하나 있는데 정말 ‘없는 것 빼놓고는 다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삼척동자도 한 번만 와서 구경하면 금방 그 뜻을 알 수 있을 만큼 오만가지 종류를 늘어놓고 파는 곳이다. 족히 일 킬로미터는 될 것 같은 골목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양편으로 상..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2.18
거지 엄마의 미소 중국인들의 최대명절인 춘절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급하게 베이징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새벽 5시 반에 집을 나섰다. 스자좡역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날이 밝기도 전이었는데 육교 위에서 본 역 광장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저 사람들이 다 어디서 쏟아져 나왔..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2.18
먼저 죽어라. 성주간의 시작과 함께 고통은 시작되었다. 어디서 무엇을 잘 못 먹었는지 정확히 성주간 월요일부터 시작한 설사는 부활이 코앞에 다가오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곧 괜찮아 지겠지’라는 생각에 한국에서 가져온 지사제 몇 알을 먹으면서 버텨보았지만 갈..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2.18
김치찌게 옆의 빈 밥통 나 혼자만을 위한 밥상을 차리는 일이란 썩 유쾌한 일이 못된다. 그러다보니 언젠가 부터 아침은 커피에 적셔 먹는 식빵으로 때우고, 저녁은 어떻게든 집근처 식당에서 해결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집에서는 점심 한 끼를 먹게 되는데 메뉴는 그 날, 그..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2.13
사제여,당신은 어디 있는가? 그 몹쓸 놈의 자존심이 뭔지, 금방 죽을 것 같았는데도 여전히 내 다리는 바르셀로나 평원을 달리던 황영조 선수의 그것처럼 멋진 각도로 앞을 향해 뻗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못가서 묘하게 시작된 그 경쟁의 현장을 나는 슬그머니 빠져나오고 말았다. 결코 체력이 딸려서..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2.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