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책 내는 작업이 시작되었거든요.
저는 제목을 <함께 있음>으로 하려고 했는데,
출판사 사장님이 별로 마음에 안들어하셔요.
함께 의논하는 분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몇 가지 제안을 하셔요.
<낫기를 원하느냐?>- 제 책의 전체 메시지와는 좀 동떨어진 것 같아서 두어 명이 패스.
<고통이라는 은총> - 넘 진지해서 아무도 안 사볼 것 같아서 동생이 반대
<주님과 함께 걸으며> - 너무 흔하다고 패스
<폭풍 속에서 춤을> - 한 명이 반대. 흔하다고. 힝~!
<주님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하십시오.> - 그저 그럼. 패스.
그래서 도로 <함께 있음>이 제일 좋다고 결정했었어요.
어제 어떤 이야기하다가 <눈치 없는 예수님>이라고 제가 흉을 보았더니,
그게 제목으로 좋겠다는 거여요.
<눈치 없으신 하느님>...
그럼 <눈치 없으신 하느님>에 대한 소개글 비슷한 걸 또 써야하는데, 저는 단 한 줄도 더는 못 쓰겠더라구요.
그러다 생각해보니, 제 글들 중에 <하느님은 눈치가 없으시다>라는 글도 있고
<하느님께서는 감사하는 이의 눈치를 살피신다>라는 글도 있어서 굳이 따로 무슨 글을 써넣을 일이 아니더라구요.
<모니카 언니의 아들들에게>이라는 글에서는 <아들들! 우리 덤앤더머 팀은 최근 몇 달 동안은 자주 하느님 흉을 보았단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의 건강을 얻고 싶은데, 하느님은 자꾸만 ‘영원한 생명’ 카드를 내밀면서 우리 청을 모르는 체하신다고. 하느님은 눈치가 없는 바보팅이라고. 바보팅이 하느님이 눈치도 없이 일찍 엄마를 데려가셨구나.>라는 부분도 있지요.
씨익~ 제목으로 딱 좋겠다 싶었어요.
동생도 0 선생님도 좋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00님께 "<눈치가 없으신 하느님>이라는 제목은 워때요? 아주 고소하고 좋은데요."하고 여쭤보았어요.
00님이 "그것은 인간의 편에서 본 하느님이라서 위트는 있지만 조금 그러네."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살짝 설득을 시도했어요.
"배째라 영성" 어떠냐?
"하하. 제목으로는 넘 건방져유."
"아침에 평화방송에서 박승찬 교수님이 아우구스티노 성인에 대한 강의를 하시면서
마지막 요약으로 <죽음은 두려움을 넘어 하느님께로 건너가는 문>이라고 하시대요. "
'그거 좋다. 책 제목으로"
"그건 제 말이 아니라서요."
"00님, 사장님이 글 끝에 엉터리라는 말 빼라고 하셔요. 그래서 제가 엉터리라서 하느님이 귀여워하시는 건데요? 라고 했어요."
"제목으로 엉터리 하느님 어때?"
(흠,, 엉터리의 하느님, 엉터리 하느님... 그것도 잼있는데,, 겁나서리.)
"크하하. 하느님 패, 00님 승! 크게 한 건 하셨습니다."
"인간 편에서 바라볼 수밖에."
"제 책에 하느님 흉이 참 많아요.... 후덜덜... 쫀쫀 대마왕 하느님, 엉터리 하느님, 바보팅이 하느님, 문제 있는 하느님....
그중에 제일 점잖은 표현이 눈치 없는 하느님이네요. 하하.우리 합심해서 하느님 흉을 찐하게 광고하십시다.
클났다.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에 대하여도 사하여 주십시오. "
"그건 괘안타."
"괘안타 하셨으니 제가 회개하지 못하고 죽어도 다 00님 책임이네요."
"만만한 하느님이라는 제목도 있네요. 하느님이 책 내는 거 적극 막으실 듯."
"그거 부제로 좋다. 만만한 하느님"
"제가 사고뭉치네요. 하느님이 수습을 못하셔요. 긍게 사람을 잘 골라서 써야쥬. 전능하시담시롱 적당한 사람도 못 고르시고, 다 하느님 탓이에요."
하느님 흉보는 걸 다들 넘 좋아하셔서,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어요.
드뎌~ 책 제목이 <눈치 없으신 하느님>이라고 정해졌어요.ㅎ
(더 좋은 의견이 나올 때까지)
(하느님 의문의 1패! 레지나 승! ㅋ)
블친님들의 의견도 받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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