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내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 (로마 12,12)
) -->
) -->
나의 또 다른 자아여, 너는 네가 자주 훌륭한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매일 작은 일들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너는 박해를 받을 때 굴하지 않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진 것을 모두 주거나,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네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거나, 순교자로서 너 자신을 바치는 기회는 갖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일 이웃에게 친절하고, 윗사람에게 곧장 순종하고, 아랫사람에게 관대하고, 일을 즐겁게 하고, 가족과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고, 너의 부족한 점이 드러나도 온화하고, 날씨가 어떻든 순순히 받아들이고, 계획이 틀어졌을 때 불평하지 않고, 무시 당할 때 참고, 부당한 취급을 받았을 때 용서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
나는 작은 일에서 덕을 실천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내가 산상설교에서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마태 5,5)하고 말한 이유다.
어떠한 덕도 이만큼 자주 시험받는 일은 없다. 매일 다른 사람들에 의해, 또는 네가 좋아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인내할 기회가 얼마나 많으냐! 몹시 급한데 사람들이 너를 방해할 때가 있다. 평화와 고요를 바라는데 훼방을 놓는 사람들이 있다. 윗사람은 너에게 짜증을 내고, 아랫사람은 무례하게 굴고, 동료가 너를 무시할 때도 있다. 아이들이 음식을 흘리거나, 기름투성이 손으로 가구를 더럽히거나, 크레용으로 벽에 낙서를 하거나, 놀이를 하느라 마당을 파헤쳐 놓을 수도 있다.
이럴 때 너는 어떻게 하느냐? 너를 방해하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대응하거나, 훼방을 놓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너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을 맞받아치느냐?
그러면 어떤 결과가 생기느냐? 긴장, 짜증, 자신이 부끄러워서 생기는 분노가 일어날 것이다.
네가 인내하고 고요하고 평화로우면 상황이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
먼저 기도하여라. 다시 말하지만, 이뿐만이 아니라 네 모든 영적 활동에서 네가 도움 없이 혼자 평생 노력해서 이룬 진보보다 겸손하게 기도하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진보가 더 크다.
믿음의 눈으로 다른 사람들 안에서 나를 볼 수 있는 은총을 구하는 기도를 하여라. 네가 사람들에게 짜증 낼 때 나에게 짜증내는 것임을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하여라.
내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었듯이, 분명 너도 네 아이들이 깨뜨린 계란을 닦고, 너에 대한 비난의 말을 차분하게 감수하며, 무례함 앞에서 말을 삼가는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
실패하거나 잊히거나 무시를 당할 때 내 인내를 생각하여라. 주님의 기도에서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고 하지 않느냐. 너의 삶에, 관대한 주인과 매정한 종의 비유를 적용하여라. 네가 빚을 지고 갚지 못하는 것을 내가 탕감해 주듯이 너도 다른 사람들이 너에게 빚지고 갚지 못하는 것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 너를 벗어버리고 나를 입어라. 그러면 인내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하고 있는 일이나 바라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도록 하여라. 지나친 집착을 가지고 하는 일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느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혼합된 동기에서 나오는 행동의 결과다.
사람들의 잘못을 못 본 척하지 말고 바르게 고쳐주어야 한다. 그러나 온화하게 하여라. 나의 또 다른 자아여, 항상 온화해야 한다. 나를 위해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고쳐주어라. 그러나 그것이 너의 짜증이나 격분한 자만심을 분출하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보복이 아닌,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고쳐주고, 고쳐줄 때는 단호한 태도를 갖되 화를 내서는 안 된다.
내가 너에게 일어나도록 허락한 모든 일에서 인내심을 가져라. 세상이 너를 비난하고 비웃는 상황보다 너를 칭찬하고 이해해 주는 상황에서 온유해지기가 훨씬 더 쉽다. 그러나 진정한 인내는 인내를 요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든 상황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명예를 잃어도 인내하고, 그 때문에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명예를 잃어도 인내하여라.
아플 때의 진정한 인내는 내가 허락한 병을 앓으며 온갖 고통 속에서도 온화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병이 내 일을 못하게 하지만 않는다면, 또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면, 이 약함이 병의 일부가 아니라면, 두통이 완화될 수만 있다면, 다른 어떤 곳에 있을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많은 불편을 끼치지만 않는다면, 저는 이 병을 견딜 수 있습니다”하고 말하지 마라. 그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여라.
이것은 네가 병을 숨기거나 가볍게 여겨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마땅히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네 증상을 과장하거나 최소화하지 않고 의사에게 차분하게 말하는 것은 불평이 아니며 인내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의사가 처방한 약을 복용하여라.
너에게 빈곤이나, 지나치게 많은 업무, 상실, 실패, 계획의 틀어짐 등 또 다른 상황들이 닥칠 수도 있다. 그럴 때 네 모든 고통과 불편을 나에게 바치고, 그것을 내가 너를 위해 당한 고통이나 불편에 결합하여라. 이것이 인내의 시작이다.
) -->
'밭에 묻힌 보물 > 책에서 옮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드레아 사도의 마지막 기도 (0) | 2016.04.25 |
---|---|
희생 영혼들의 고통 / <고통의 가치> 중에서 (0) | 2015.10.10 |
매 순간의 성화 / 클래런스 J 앤즐러 <나를 닮은 너에게>중에서 (0) | 2015.09.28 |
기도하여라. 너를 시험할 것이다. /클래런스 J 앤즐러 <나를 닮은 너에게>중에서 (0) | 2015.09.28 |
[스크랩] (천상의책 4권-146~150)하느님과 인간을 결합시키는 순종/모든 행위의 내적 의미를 볼 줄 아는 눈 (0) | 2015.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