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기억할 글

거룩해지도록 나에게 맡겨라

김레지나 2015. 8. 20. 00:50

  

성인을 만드시는 그리스도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루카 10,20)

 

 

나의 벗이여!

이 땅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은 가능한 한 성인聖人다워지는 것이다.

성인은 영원히 행복한 사람이다.

 

성인이 되는 것, 이것은 분명 네가 도달할 수 있는 목표다.

건강과 부와 명예를 얻는 것은 네 능력 밖의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가져도 좋다.

나에게 이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남김없이 네 모든 것을 나에게 맡겨라.

그러면 네가 성인이 되지 않는 것보다 성인이 되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다.

 

너는 행복을 바란다. 행복은 거룩함 속에 있다.

거룩함은 끊임없이 고행을 하거나, 털이 섞인 거친 천으로 만든 옷을 입거나, 자신을 피가 나게 채찍질하거나, 무아지경이나 황홀경에 빠지거나, 긴 밤을 꼼짝하지 않고 기도하면서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이러한 것들은 거룩한 생활에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거룩함이란 오직 너의 뜻과 나의 뜻이 일치되는 것뿐이다. 네가 나를 섬길 수 있는 한 가지 길은 내 뜻을 행하는 것이다. 나를 가장 영광스럽게 하는 사람의 행위는 네 뜻을 내 뜻과 하나가 되게 만들고, 내가 바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내가 의도하는 모든 것을 원하는 것이다.

 

그것은 희생이 아니라 내 마음을 감동시키는 사랑이다.

내가 성인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

내가 한 대로 하여라. 나의 발자국을 따라가거라.

나는 내 뜻이 아닌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행했다. 나는 이 땅에서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기신 일을 함으로써 그분의 영광을 높여드렸다. 나는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바로 그 때와, 그분이 원하시는 바로 그 장소에서 사람이 되었다.

 

그처럼 나 또한 네가 할 일을 정해주었다. 그것은 열매를 맺고 나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너는 이 시대에, 이 나라의 이 공동체에서, 이 특정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네가 모든 방면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해도, 네 삶을 위해 이보다 더 나은 때와 더 나은 곳을 선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네가 현재의 상황에서 살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네게 가장 좋기 때문이다.

 

나를 따라라. 네가 내 안에서 살고 내가 네 안에서 살면, 너는 풍성한 열매를 얻을 것이다. 나에게서 분리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네 뜻과 내 뜻을 일치시켜라. 그 일치는 완벽하고 거룩하며 신성하다. 그 거룩함 속에 네 행복이 있다.

 

나는 너에게 밤을 꼬박 새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원하면 한순간에 너를 완전하게 만들 수 있다.

나에게는 시간이 아무것도 아니다. 나에게는 천년도 하루 같다.

 

조바심 내지 마라. 내가 정한 대로 너를 만들도록 나에게 맡겨라.

네 안에 내 모습을 형성하도록 놔두어라. 너를 나로 변화시키도록 놔두어라.

 

너에게 내 방식대로 거룩함의 기본을 가르칠 수 있게 해다오.

 

내 위로를 받고 마음이 움직인 사람들은 너무도 빠르게 달리려고 한다. 그들은 고행과 단식으로 자신들을 거의 죽이다시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맡고 싶어 한다. 영적으로 풍부해지려는 욕심에 자신들이 하는 일과 다른 사람들이 하는 ‘작은 일’을 끊임없이 비교한다. 그들은 다른 어느 누구보다 더 오래 기도하고, 나와 함께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나의 훌륭한 성인들보다 더 많은 사람을 전향시키려고 한다. 그들은 거룩함에 조금 진보하면 자신들이 완전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태도는 그들의 진보를 방해하고 때로는 퇴보시키기까지 한다. 그들이 내가 내 방식대로 자신들을 형성하도록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에게 간곡히 당부한다. 이러한 태도를 버려라.

네 안에 영적 자부심의 뿌리가 내리지 않도록 하여라. 더 많은 총애를 받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질투하지 마라. 인내하여라. 네 일상의 모든 일을 내가 바라는 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너 자신을 온전히 나에게 맡겨라. 너에게 은총을 쏟아줄 것을 약속한다. 나는 너를 견고하고 이기적이지 않은 진정한 사랑으로 인도할 것이다. 무엇이든 내가 주는 것에 만족하고 달리 위안을 바라지 않게 되도록 너를 이끌 것이다. 너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고행을 할 것이다. 그러나 고행 자체는 하찮은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세계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그 모든 고행을 하는 너보다 훨씬 더 궁핍한 나날을 살고 있다. 그들은 항상 배고프고 불안정하고 아프고 춥고 공포에 떨며 외롭게 산다. 너는 거룩함이 고행과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뜻에 맞는 삶을 사는 것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네가 현재 맡은 일을 해야 하는데 기도만 하고 있거나 기도할 시간에 일하고 있는 것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너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네가 행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좋은 것들은 나에게서 나온다.

 

사랑하는 나의 벗이여, 네 영혼은 단지 내 일을 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것은 흐르는 은총의 물을 담아놓는 저수지이다.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네 의지로 그것의 밸브를 열고 닫는 일뿐이다.

네가 나를 위해 이루어 놓은 일이 하찮게 여겨질 수 있을지라도, 내 눈에는 너의 선물이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게 보인다.

 

너의 한 가지 소망은 내가 섬김받고 사랑하는 것이 될 것이다. 더 이상 회개를 불러일으키거나, 설교를 하거나, 기적을 일으키는데 나의 개인적인 도구가 되기를 소망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자 소망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다만 더 많은 일이 이루어지기만 바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작은 자가 되는 것이 나에게 더 큰 영광을 돌리는 일이라면, 너는 기쁜 마음으로 내 아버지의 집에서 가장 작은 존재가 될 것이다.

 

너는 나의 덕을 지닐 것이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나와 함께 희생제물이 될 것이다.

너는 또 하나의 그리스도가 될 것이다. 나와 동화된 너는 나의 또 다른 자아가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가장 훌륭한 성인들이 성취한 나와의 일치이다.

내가 너를 위해 예정해 둔 것도 나와의 일치이다.

 

 

 

내가 네 빛이고 네 구원자인데

누구를 두려워하겠느냐?

내가 네 삶의 보호자인데

누구를 무서워한단 말이냐?

마음을 밝게 가지고 내 안에서 기뻐하여라.

그러면 네 인생의 나날에 내 집에 살면서

내 인자함과 자비로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Pompeo Batoni의 1767년작 "Sacro Cuore di Gesu", Chiesa del Gesu, Roma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예레 20,9)

His word came in my heart as a burning fire

 

 김도현 바오로 (예수회) 사제 서품 상본과 성구 2015.7.1

 

 

 

- 나를 닮은 너에게(그리스도와 나눈 대화)/클래런스 J.앤즐러 지음/바오로딸-

 

 

http://blog.daum.net/skybluegirin/151 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