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엽 신부님의 <신나는 복음묵상> CD,
2015년 3월 29일자 나해 주님 수난 성지주일 소책자 p12
말씀 공감
1) 영원히 영광
"하늘과 땅 위와 당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필리 2,10-11)
오늘 독서 말씀마따나 모든 이가 다 무릎을 꿇고 "예수그리스도는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모든 이'는 구체저그로 '하늘과 땅 위와 땅아래에 있는 자들'이라 표현되었습니다. 곧 하늘에 있는 자들, 땅 위에 있는 자들, 그리고 땅 아래에 있는 자들, 이렇게 세 부류로 구별되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이들은 실제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 걸까요. 그 정답은 사도신경 또는 가톨릭 기본교리에 있습니다. 교리에 따르면 '하늘에 있는 자들'은 천국 교회의 믿는 이들을, '땅 위에 있는 자들'은 연옥교회의 믿는 이들을 가리킵니다. 물론, 지옥에 있는 영혼들은 결과적으로 그리스도가 주님이심을 고백하기를 거부한 이들이니 여기서 제외되었습니다. 어떻든 이들 세 부류의 믿는 이들이 서로 기도로써 공을 주고받을 수 있고, 이를 우리는 '모든 성인들의 통공'이라 부릅니다.
이 믿음을 절절하게 증언하며 우리를 숙연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선교하던 어느 사제가 전해 준 사연입니다.
무섭게 퍼지는 전염병으로 쉴 틈 없이 일하다가 겨우 시간을 내어 인디언 신자들이 사는 공소로 향했다. 그러나 길에서 나는 보았다. 영하 40도의 추위에 얼어붙은 열한 구의 시신을!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나는 더 놀랐다. 누워 있는 모든 시신의 손에, 고이 접은 자작나무 껍질이 쥐어져 있었던 것이다. 순간 섬뜩한 의혹이 일었다. '미신 행위가 아닐까?' 그러나 그 조각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 신부님만이 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고해성서였다! 그 가련한 사람들은 전염병으로 죽어가는데 죄를 고해할 수 없자, 나무껍질에 자신들의 죄를 남겼던 것이다. 모든 조각이 미사예물만 다를 뿐 거의 같은 말로 끝맺고 있었다.
"제 영혼의 안식을 위하여 미사를 드려 주시기를 신부님께 청합니다. 미사예물로 비버 모피를, 담비 모피를, 나의 가장 좋은 도끼를...... 신부님께 남깁니다."
내 눈에서는 회한의 눈물이 흘렀다.(글 전삼용 신부님,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 2015 사순시기 묵상집 <돌아섬>참조)
신앙은 얼마나 위대하고, 힘 있고, 희망적입니까, 전염병으로 죽어가던 인디언 신앙인들이 절박한 고민 끝에 실행한 자작나무 껍질 고해성사는 시간의 장벽도 허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들의 특별한 고해성사를 이미 죽기 전에 유효처리 해주시어 죄를 사해주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미리 바친 자신들의 영혼을 위한 미사 예물은 그 자체로 미사 봉헌으로 인정해주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작나무 고해를 읽은 샂들이 반드시 바쳤을 '연미사'는 보너스 기도로 또 기쁘게 받아주셨을 테고요. 어쨌든 죽어가던 이들은 자신들의 장한 믿음을 통하여 모든 성인들의 통공의 은혜를 이중 삼중으로 누린 셈이 되었습니다.
"하늘고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필리 2,10-11)
참으로 귀하고 고마운 우리들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함께 기도하시겠습니다.
주님, 저희를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내어주신 주님께서는, 천상 당신 백성들의 찬미 노래로 영원히 영광 받으소서.
주님, 죄와 죽음의 숙명에서 저희를 구원하신 주님께서는, 연옥 영혼들이 입을 자비로 인하여 영원히 영광 받으소서.
주님, 현실의 절망과 고통에서 저희를 도우시는 주님께서는 지상 믿는 이들이 매일 올리는 감사로 인하여 영훤히 영광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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