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본문 : 창세 32,29 】 "…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보다
…이 씨름을 하는 동안 당신은 야곱이지만, 축복을 간원한 그대의 믿음이 있은 이후엔 이스라엘입니다. 그 사람이 육에서 그대에게 굴복한 것은 육의 고난을 내다보았기 때문입니다.…당신은 그의 모습을 보고도 끝까지 씨름을 계속했으며, 그의 나약함을 보고도 그에게 축복을 청하기를 망설이지 않습니다.…(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 「삼위일체론」 5,19).
또 다른 싸움을 예표하는 싸움
…예표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이 씨름한 상대가 권위를 지니신 분임을 깨달은 야곱은 자신이 씨름한 장소에 ‘하느님의 모습’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입니다. 야곱은 자신이 하느님을 그렇게 이해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느님을 뵈었는데도 내 목숨을 건졌구나”(31절). 그는 하느님을 뵈었고, 마치 사람과 씨름하듯이 그분과 씨름했습니다. 그러나 승리자처럼 그 사람을 붙들고 있으면서도, 마치 하느님께 하듯, 아랫사람처럼 그에게 축복을 청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하느님과 또 사람과 씨름했습니다. 이 싸움이 그때에 예표였고 복음에서 그리스도와 야곱의 민족들 사이에 실제로 이루어졌다면…이 싸움의 표상이 그 안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그리스도가 인간일 뿐 아니라 하느님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노바티아누스 「삼위일체론」 19,8-14).
‘하느님을 보다’라는 뜻의 ‘이스라엘’
…하느님께서는…이 선한 사람[야곱]에게 이름[‘이스라엘’]을 내리심으로써, 그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붙잡을 수 있도록 허락된 그 상대가 누구인지 알려 주셨습니다. 성경 말씀을 떠올려 보십시오. “너의 이름은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보다’라는 뜻입니다. 이는 ‘너는 하느님을 보는 특권을 받았다. 인간이 하느님을 볼 수 있었기에 너에게 이 이름을 내린다. 네가 그분의 모습을 보았다는 것을 미래에도 모든 이가 분명히 알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이는 ‘이제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마라.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라는 뜻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창세기 강해」 58,10).
그리스도의 수난을 나타내는 야곱의 승리
…야곱이 천사를 이긴 —감추어진 의미를 상징하기 위하여 천사가 기꺼이 져 준— 이 사건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합니다. 수난 중에는 유대인들이 그리스도를 이긴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자기가 이긴 그 천사에게 축복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이스라엘’이라는 말은 ‘하느님을 보다’라는 뜻인데, 종말에 모든 성도가 받을 상급이 바로 이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신국론」 16,39).
[교부들의 성경주해] (242) 창세기 32,29
그리스도 수난 나타내는 야곱의 승리
발행일 : 2014-07-27 [제2905호, 18면]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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