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을 수 있다" 자주 말하고
운동 권하되 강요 말아야
심할땐 정신과 상담 필요
암 환우회서 소통도 도움
[암 환자 건강 이렇게 지키자]
② 마음 건강
암을 '곧 죽는 병'으로 여기던 때에는 환자에게 암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 당연히 암 환자의 정신 건강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여지도 없었다. 최근 암 생존율이 크게 좋아졌지만, 몇몇 암은 여전히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불확실성을 가진 질환이며 치료 과정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암 환자 및 생존자들은 우울, 불안에 시달리며 때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암 환자, 자살 가능성 2배 높아암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정신적인 외상을 입는다. 물론 드물지 않게 정신적 외상을 이겨내면서 오히려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성숙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암 환자 및 생존자는 대부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증을 경험하며, 20% 정도는 심한 우울증으로 꼭 치료가 필요하다.
불안도 암 환자가 흔히 겪는 증상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암 후유증으로 기능의 장애나 신체 변형이 생겨 삶에 대한 두려움이 드는 것이다. 암을 앓거나 치료하면서 겪는 통증도 이런 불안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거나 대인관계가 망가질 것 같은 불안도 커진다. 물론 암 투병으로 직장을 잃거나 가계가 파산하면 이런 불안이나 우울증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된다.
이런 우울과 불안 탓에 암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치료 가능성이 낮은 말기일수록, 통증이 심할수록,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을수록, 자살 가능성은 높아진다.
■얼굴에 생긴 암, 우울 증상 더 심해얼굴 부위에 암이 생기면 치료 뒤 신체기관의 상실 때문에 우울증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구강암이나 인후두암이 심한 경우 말하거나 씹는 기능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치료 뒤에도 발성, 음식물 삼키기, 호흡 등의 재활 훈련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 성적은 좋지만 유방암도 우울증이 심한 암 가운데 하나다. 특히 유방 조직을 절제한 뒤에는 여성성, 아름다움, 성적인 매력, 모성을 잃었다고 여기는 이들이 꽤 있다. 이런 환자의 스트레스는 배우자에게로 옮겨 갈 수도 있다. 역시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가까운 갑상샘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치료하지 않고 추적관찰만 하는데 이때 환자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생존 가능성이 낮은 췌장암이나 폐암의 경우 우울 증상이 심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격려하되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강요 말아야암 환자 및 생존자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의료진의 도움과 함께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선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상태가 아니라면 암 치료로 나을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해야 한다. 동시에 암으로 인한 통증이나 수술 뒤 신체의 기능 장애 등에 대한 고통을 충분히 들어 줘야 한다. 암 치료 뒤에도 그런 통증이 남아 있냐고 의심하면 곤란하다.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암 환우회나 다른 취미 또는 종교 모임에 나가도록 권장하는 것도 좋다. 걷기나 체조 등 가벼운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는 벗이 있다면 그만큼 스트레스는 줄어든다. 하지만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하면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운동을 억지로 시키거나 특정 음식을 강제로 먹여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주의할 점은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거나 절망감에 빠져 있다면 이를 무시하지 말고 반드시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장기 암 생존자나 암 환자 가족도 위로의 대상암 진단 및 치료를 받을 때에는 의연하다가 치료가 끝나고 사회로 다시 복귀할 때 오히려 우울이나 불안으로 고통받는 암 생존자도 드물지 않다. 회복기로 접어들면서 초기의 쇼크와 긴장에서 벗어난데다, 다시 현실의 경제 상태, 직업 복귀 등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암이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이때는 같은 암을 겪어본 환우회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암 환자의 가족들도 정신적 고통이 크기 때문에 이들 역시 지지 치료나 가족 치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암 환자가 생긴 가정에 불화가 지속된다면 암 환자와 함께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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