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욜에는 병원에 검사결과 보러 갔어요.
근데, 방과후 수업 끝나고 집으로 오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오지 않겠어요?
초음파 다시 해야겠다고 40분 빨리 오라대요.
운전하고 가면서 생각하기를..
‘이제 5년 되어서 약 끊고 좀 정상적인 생활도 하고. 머리 숱도 눈썹도 좀 제대로 되겠다 싶었는데..다시 아프더라도 한 2년만 더 있다 아프면 좋겠고만.. 하느님은 하여튼 조금이라도 편한 꼴을 못 보신다니까’하고 궁시렁 댔어요.ㅎㅎ
유방외과 갔더니..엑스레이에 이상이 있었다면서 초음파 다시 해야한대요.
초음파하면서 조직검사를 하겠대요.
세포침 검사 하는 것보다는 아예 조직검사 하는 게 낫겠담서..
그래서 마취하고.. 세 군데 조직을 뽑아 냈지요.
물론 아팠어요.ㅎㅎ
다음 주에 다시 오라든데..
에라이~~ 재발하면 다시 항암치료 하면 되지.. 머...
아무래도 학교 그만 두고 ..선교나 열심히 하다가 죽어야겄다..그람 우리 아들들은 어떻게 키우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를 위해서.. 웬수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고통 봉헌하고.. 폼나게 치료 받다가. 죽어야지..
별별 잡다한 상상을 했어요.
저 수술할 때, ‘뼈로 전이가 되었으면 말기이구요.“하면서 웃던 레지던트였던 여자 의사가 주치의가 되었어요.
저 수술한 선생님은 이번에 은퇴하셨구요.
그 의사 선생님이 이번에도 미소 띠고 앉아있겠지요.
다행히 뼈로는 전이는 안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재발하면 수술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겠네요."했더니.."예" 하대요.
제가 헤죽 헤죽 웃으면서
"에고, 이제 5년 되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꼭 5년쯤 되어서 다시들 아프셔요."하면서 환하게 웃대요.
(저는 그 의사 선생님이 마음에 들어요.)
저도 킥킥대고 진료실을 나왔어요.
문제는 그 다음 산부인과 진료 볼 때여요.
초음파 할 때부터 의사가..좀 이것 저것 묻더만요.
전에 간단한 수술했는데.. 그 후로도 자궁 내막이 두꺼워지고.. 출혈도 가끔 있다고
조직검사를 또 하자대요.. 그게 자궁내막암 증상이니까..(자궁 경부암 검사와는 달라요.
제가 5년전부터 먹고 있는 항암제, 타목시펜의 부작용 중 하나가 자궁내막암이거든요.
제가 "에이.. 안 하면 안돼요? 너무 아프던데, 전에도 두 번이나 했는데."하고 웃으면서 사정했더만
의사 선생님이 기록을 보더니..
"2007년에 했는데..그 후로도 암이 생기고도 남을 시간이네요.
검사 하시는 게 좋겠어요... "하시겠지요.
그래서 또 수술 받았지요.
물론 엄청 아팠어요.
그러니까
1주일 후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둘 다 수술..
그 다음 시나리오는 둘 중 하나만 수술하게 되는 것..
제일 좋은 건... 둘 다 결과가 괜찮은 것...
두 가지 다 걸리거나
둘 중 한 가지 걸리거나..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각각 4분의 1씩.. 합 4분이 2)
둘 다 안 걸릴 확률 4분의 1..(25%)
계산 맞나 몰러요.ㅎㅎㅎ
만약에 다시 아프면 주위 사람들 잔소리들을 일이 젤로 심난하다니까요.
그러니까 글 쓰지 마라... 신경 쓰지 마라.. 운동해라.. 이것 먹어라.. 저것 먹어라...
어휴~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든 생각인데요.
어떤 사람은 죽을 능력이 있고, 어떤 사람은 죽을 능력이 없고..
그렇다면 세상이 을매나 험해지겠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는 것처럼..
열심히 잘 죽는 것도 훌륭한 능력인 것 같아요.
세상을 구원할 힘이 될 수도 있겠구요.
겉으로 심각한 폼은 나지만, 속으로는 살살 아프게 해주시라고 기도해볼께요. ㅎㅎㅎㅎ
두 가지 검사가 다 괜찮게 나올 확률 25% 안에 들면 물론 좋겠구요.
그래도 혹시 몰라서 이것 저것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글 '곰곰이 생각하면~' 마무리도 서둘러 한 거구요.^^
지금까지 진아의 잡다한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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