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기억할 글

아무도 저를 불러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손자선 토마스 성인

김레지나 2008. 12. 4. 15:26

 

아무도 저를 불러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 손자선 토마스 성인


 손자선 토마스 성인은 23세의 농부이셨습니다.

 하루는  마을에 방이 붙었습니다.


"천주교인들을 붙잡아 갈 때 물건까지 모두 압수해 갔는데 천주교인들

물건을 내줄테니 찾으러 오라."

이런 글을 보고 손자선 토마스가 관가로 교인들의 물건을 찾으러 갑니다.


"우리 천주교인들의 물건을 내주십시요."

"너도 천주교인인가?"

"네, 그렇습니다."

"천주를 배반해라. 그러면 물건을 내줄 수 있다."

"죽어도 그것은 할 수 없습니다."

"너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느냐?"

"죽는 것이 왜 두렵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천주님을 배반하는 것은 죽는 것보다 천 배나 두렵습니다."


 이런 문초를 받고 나무에 매달려 죽도록 매를 맞았습니다.

배교를 시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법에도 없는 고문을 가했습니다. 하루는 오물을 가져다 성인의 몸에 끼얹고, 입에 집어넣기도 하였습니다. 성인은 더러운 오물을 뒤집어 쓸 때마다 신음 소리 대신 "잘됐다. 잘됐다"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소리를 듣고 포졸이 어이가 없어서 물었습니다. "아니, 네 몸에 더러운 오물을 뒤집어 씌우고 있는데 뭐가 잘됐다는 것이냐?"

  성인께서는 "이 비천한 죄인을 위해 오 주 예수께서 초와 쓸개를 마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는데, 그에 비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관헌들은 성인의 마음을 바꿀 수 없음을 알고 더 큰 해미 감영으로 보냈습니다. 해미 감영의 포장도 갖은 고문으로 배교시키려 하였지만 성인의 마음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포장은 "네가 아무리 배교할 수 없다고 말해도 그것으론 안 된다. 너의 이빨로 너의 살점을 떼어 내어라"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성인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이빨로 오른쪽, 왼쪽, 손목의 살점을 뜯어냈습니다. 포장은 이 모습을 보고 빨리 처형하도록 명했습니다. 이렇게 손자선 토마스 성인은 순교하셨습니다.

 

 하루 종일 손자선 토마스 성인의 옥중에서의 생활과 순교 당시의 모습이 제 가슴 속에 꼭 차게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이처럼 클 수 있었을까? 요즘처럼 좋은 강론을 많이 들으신 것도 아니고 좋은 책을 많이 보셨던 것도 아닐 텐데..."    정말 놀라웠습니다.


 더러운 오물을 뒤집어쓰면서도 "잘됐다. 잘됐다. 이 비천한 죄인을 위해 주님께서는 초와 쓸개까지 마셨는데 이쯤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성인님, 저도 성인님의 모습을 본받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기분 나쁜 말하면, 앞으로는 "잘됐다. 잘됐다." 이렇게 해보겠습니다. 자신의 이빨로 살을 떼어 낼 지언 정 하느님만을 배반할 수 없다는 성인의 비장한 마음이 한없이 존경스러웠고, 성인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하루 성인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며, 미사 때에도 성인의 현존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손자선 토마스 성인님, 제가 당신을 너무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성인님께서 지니셨던 주님께 대한 사랑과 믿음을 저도 지닐 수 있도록 전구해 주세요."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자 성인께서는 제 손을 잡으시고 당신 집을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성인께서 갖고 계신 집이 얼마나 크고 좋은 집이었는지!

성인의 집에는 창고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성인께서는 "제가 주님을 위해 매 맞고 고문당한 보답으로, 주님께서는 제게 넘치도록 많은 보화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저는 이 많은 보화를 지상에 있는 우리 후손들에게 나누어주고 싶은데,  아쉽게도 저를 불러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성인께서는 "저를 불러주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하신 말씀이 제 마음에 크게 남았습니다.


 우리가 사도신경을 할 때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라고 말로만 하고 성인들께 진심으로 전구하는 믿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능력 있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알게 되면 우리 마음은 든든해집니다. 이는 우리의 영적인 삶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늘나라에서 지복직관을 누리고 계신 성인들을 잘 알고 지낸다면 이는 얼마나 큰 은혜이겠습니까. 세상을 이기신 우리 순교자들께 도움을 청한다면 이분들은 틀림없이 우리를 위해 전구 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성인의 통공'을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인께 전구할 때 열매가 주어짐을 깨닫습니다.


  한국 103위 성인들 모두 살아 계신 분처럼 만나고, 그 분들께 전구하면서 성인 한 분 한 분이 얼마나 귀하신 영혼인지를 더욱 깨닫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손자선 토마스 성인님,  현세의 삶 속에 허덕이며, 참 삶의 기쁨 없이 살아가고 있는 주님의 자녀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당신처럼 영원한 것에 확신을 갖고, 어떠한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주님만을 바라보고, 주님께 충실할 수 있도록 전구해주소서.

    


김  경희 루시아 수녀 *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나음터 '04, 3월호에서 - 가톨릭중앙의료원 원목실 刊)
 宋사도요한 ed.(한국순교복자수녀회 면형강학회 일요반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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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희 루시아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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